청년도약계좌 = 부자들 비과세 증여용
20대 대통령이 '청년희망적금'을 대체한다면서 내놓은 1억 만들기 '청년도약계좌'의 실체에 대해서 언론에서 잘 다뤄주지 않네요.ㅎㅎ 혜택이 더 많고 지원 대상도 넓다고 하는데 진짜인지 세부내용을 살펴볼까요?
청년도약계좌란?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만 19세~34세 청년이 매달 70만 원 한도 내에서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월 10~40만 원씩 더해주는 계좌입니다.
10년 만기 시 1억 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고 굉장히 큰 혜택인 것처럼 포장했던데 우선 기간이 10년? 만기 되면 나이가 청년이 아니라 장년인 경우가 많겠네요.
<청년에게 10년간 일어날 수 있는 일들>
- 이직, 퇴사, 결혼, 이사 등 목돈 필요
- 군 복무, 재수, 편입, 휴학 등의 졸업 연령 연장
- 가족 중 아픈 환자 발생, 혹은 본인이 환자가 됨
- 연봉이 올라서 조건 미달, 혹은 백수가 돼서 소득 조건을 만족 못 하면 납입의 어려움
- 사회생활에 가장 변수가 많은 나이
1. 10년 만기? 현실성 부족
은행에서 일하는 지인의 얘기로는 2년짜리 적금도 해지하는 손님이 태반입니다. 심지어 청년도약계좌는 적금도 아니고 일반 계좌네요. 중간에 목돈 나갈 일이 전혀 없는, 부모가 적금 금액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상위 소득자만 10년 유지가 가능하겠죠. (약간 장제원 씨 아들 노엘을 위한 맞춤 적금이라고 보시면 될 듯)
정기예금 가입자 수를 보면 2년이 가장 많고 그 이상은 1/10 이상씩 줄어듭니다. 해지율은 반대로 나오겠죠. 기간이 길수록 혜택받을 수 있는 사람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든다고 보면 됩니다.
<최근 정기예금 가입자수>
멀리 갈 것도 없이 이 상품으로 가장 혜택 보는 사람은 진짜 복지가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라 설렁설렁 아르바이트하는 금수저 자식 배불려주기용입니다. 기간도 10년이면 세금 이용한 부자들 편법 증여로 좋겠네요.
나라에서 정한 직계존속 증여세 면세 한도가 10년간 5,000만 원인데 세금 없이 면세 한도 두 배나 되는 1억이나 땡겨줄 수 있습니다. 돈 있는 사람들이 안 할 이유가 없죠.
은행원 지인 왈 : 부자들이 증여세 안 내려고 10년짜리 비과세 저축보험 많이 하거든. 딱 그거 같아!
2. 노동조건의 악화 예고
윤석열 공약과 현재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노동자에게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가 출범할 예정입니다.
① 주휴수당 폐지
② 상시 5인에서 10인으로 완화
③ 자유로운 해고
④ 퇴사 예고 수당 신설(추노 방지법)
⑤ 퇴직금 협의
⑥ 주 52시간(주 40 시간 폐지)
⑦ 지역별 최저임금 조정
뭐 이런 마당에 생계형 노동자가 10년간 연봉이 동결되다시피 조건을 맞춰서 넣어봐야 결코 이득을 볼 수 없는 구조입니다. 연봉 2,400만 원에나 최대 금액의 이자가 지원되는데 계속 노예로 살면서 일하는 시간은 늘어나고 내 월급에 물가 상승률 반영은 안되는 그런 상태여야 하는 거네요.
- 연 소득 2,400만 원 이하일 경우 최대 월 납입액은 30만 원으로 제한, 정부로부터는 월 최대 40만 원까지 지원
- 연 소득 4,800만 원 초과 시 정부 지원금은 적용되지 않는 대신 비과세 및 소득공제 혜택만 적용
- 중도인출이 가능하지만 대출이자 부담과 고시금리 인상 시 손해 볼 수 있는 구조 (예·적금이 아니라 일반 계좌라 중도해지 시에도 큰 손해를 볼 가능성)
그리고 일반예금 보호가 5,000만 원까지인데 '예금'이나 '적금' 대신 '계좌'란 말을 쓰고 있습니다. 예금 보호가 되는 계좌인지 의심스럽네요. 만약 5,000만 원까지 보호가 되더라도 이 계좌는 그 이상의 금액을 적립하는 건데 불안요소도 있습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생각나네요.
3. 편향된 언론, 기울어진 운동장
1조 원가량 들어가는 '청년희망적금'은 포퓰리즘이라고 부정적인 기사를 무작위로 쏟아내더니, 이 말도 안 되는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기사가 잘 없네요. 심지어 세금 쓰는 단위가 비교도 안되는 정책인데 말이죠.
우리나라 언론들 진짜 문제입니다.
청년도약계좌의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는 조건이 '수혜 대상 불평등 논란'을 해소하는 거라고 하는데 오히려 형평성 문제가 더 많죠.
'청년희망적금'이 소득 없는 사람을 대상자에서 뺀 이유는 부모들이 대신 납입하는 문제 때문입니다. 그리고 청년희망적금은 납입금도 상한선만 있을 뿐 자유적립이고, 월 10만 원만 납입해도 정부 혜택이 유지됩니다. 기간도 2년으로 적당하죠.
부모가 운영하는 회사에 19세 아들 유령 사원으로 꽂아 넣고 월급으로 비과세 예금 들어서, 돈 있는 인간들을 위해 정부 지원으로 만든 상품이나 마찬가지인데 비판적인 기사는 찾아볼 수 없네요.
4. 정리하면서
부자도, 상위 소득자도 아닌 사람들이 2번을 선택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공약도 안 보고 투표하고는 이제서야 부랴부랴 공약 찾아보고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네요. 그냥 다 x돼봐야지 조금이라도 정신 차릴까요?
아무튼 '청년도약계좌'는 실효성이 극히 떨어지는 정책입니다.
① 10년은 너무 길다. 생애 주기에 결혼, 이직, 퇴사, 이사 등등 목돈이 들어가고 변화나 변수가 많은 20-30대가 10년을 끊지 않고 혹은 해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적습니다.
② 실질적으로 돈이 적은 청년을 지원하는 결과가 아니라 저런 생애 이벤트가 있음에도, 부모님의 도움이나 혹은 깨지 않을 자신이 있는 중산층 이상의 청년들만 혜택 볼 가능성이 많습니다.
③ 단리 복리 문제. 무려 10년을 단리로 계속 넣어두는 건데 추천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가입을 생각하고 있다면 다시 계산기를 잘 두드려보시길.
나이 소득 제한 걸어놓고 10년짜리라 만기 되면 장년 행이고, 다음 정권에 부담 떠넘기는 데다 사실상 증여세 회피 목적인 청년도약'계좌'인데, 1억 만들기라며 실드 쳐주는 언론사들을 보니 토나옵니다. 언제까지 선진국 중 언론 신뢰도 꼴등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날까요?
이 정책의 결말이 과연 청년 등쳐먹기일지, 금은수저들 목돈 만들어주기일지 결말이 궁금하네요. 근데 왜 10년일까요? 만들려는 본인이 9수를 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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