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신축 단독 주택이면 아래의 단점을 공감 못할 수도 있습니다.
깡시골이나 산속이 아닌 이상 그럴 리가 있냐고 하겠지만 도시에 있는 조금 연식이 된 단독 주택에 살고 있다면 공감하실 겁니다. 아파트에만 살았다면 이렇게까지 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아파트에 살기 전 단독주택을 여러 번 이사 다녀 본 적이 있어서 굉장히 공감되네요. 마당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겪은 현상들입니다.
마당 관리가 너무 힘듦
미드/영드를 보면서 정원에 대한 환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현실은 여름에 잡초 뽑느라 등골 빠지고 가을엔 낙엽 모아 버리느라 정신없습니다. 집에 과실수(감나무 등)가 있으면 가을에 따고 관리해 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마당이 망가집니다. 가지치기도 해줘야 하는데 게으르면 집이 귀곡산장이 됩니다. 이런 일들을 하기 싫으면 사람 고용하면 되는데 돈이 엄청 깨집니다.
집이 춥고 더움
요즘 신축은 단열재나 방한에 대비한 설계가 잘 되어있다고 하는데 조금만 연식이 된 주택들은 진짜 춥습니다. 보일러를 틀어도 소용없을 정도이고 집안에 습기 차고 살얼음까지 얼 수도 있습니다. 외풍이 심하면 더 그렇겠죠. 여름에 2층(옥상 바로 아래) 산다? 더워서 잠을 못 잡니다.
예전 주택 2층 살 때는 여름에 달궈진 옥상에 물 뿌리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그래도 열기가 빠지지 않으니 결국 옥상에 평상 펴놓고 잔 적도 있어요.ㅎㅎ
일이 너무 많음
지하에 쥐가 기어들어와서 쥐덫을 놓는다든가 장마철에 빗물이 샌다든가 기타 등등 일들이 주야장천 터집니다. 하나 처리하면 다른 거 터지고, 돌려 막기도 아니고 끊임없이 일이 생기죠. 덕분에 아빠가 맥가이버가 됩니다. 아빠는 집 수리하면서 안 해본 게 거의 없고 저도 옆에서 거들다 보니 웬만한 집안 수리는 제법 합니다.
1과 마찬가지로 하기 싫으면 돈 쓰면 됩니다. 하지만 들어가는 돈이 많아서 결국 스스로 하게 되죠. 집 리모델링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 억대는 들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벌레가 많음
마당으로 벌레가 기어들어옵니다. 단독주택에서 nn 년 살면 안 본 벌레가 없을 정도라고 하네요. 덕분에 웬만한 벌레는 기겁하지 않고 조용히 휴지로 감싸서 화장실 변기에 내려버리는 스킬을 습득하게 됩니다.
거미도 엄청 많습니다. 마당이고 집안이고 없는 곳이 없고, 거미 알 본 적 있나요? 이 거미 알이 집 안에서 부화하면 집 곳곳에서 새끼 거미를 보게 됩니다.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화장실에서 샤워하다가 새끼 거미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걸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일들
- 모기도 없앨 겸 해서 올챙이를 마당에 있는 분수(?)같은데 풀어놨는데 새들한테 맛집으로 소문났는지 새들이 올챙이들 다 사냥해 감
- 매미 우는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창문 열어놨나 생각했는데 집 안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들어와서 울고 있었음
- 옥상에 빨래 널려고 나갔는데 비둘기가 빨랫대에 앉아서 비켜주질 않음
- 대문과 골목의 담이 낮을 경우 커튼 열었을 때 낯선 사람과 눈 마주칠 수 있음
장점
반려동물 키울 때 행복감 MAX, 햇빛 좋은 날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개 고양이가 행복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도 뛰어놀아서 동물들이 근육이 생김)
남 눈치 안 보고 자유로운 게 가장 크고 아이들이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습니다. 공공생활하면서 안되는 거 모조리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죠. (그런데 이것도 주택끼리 너무 붙어 있으면 민원 들어올 수 있음ㅠㅠ)
자연친화적이고 집에서만 있어도 힐링이 됩니다. 할 일이 많지만 귀찮아하지 않고 그 일을 좋아한다면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죠.